개원 후 6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는 병원이 있어요.
반대로 1년이 지나도 환자가 안 모이는 병원도 있어요.
실력 차이일까요?
아닐 수 있어요. 입지 차이인 경우가 많아요.
같은 진료과, 비슷한 실력인데 어떤 병원은 개원하자마자 환자가 오고 어떤 병원은 몇 달이 지나도 한산해요. 입지가 그 차이를 만들어요.
오늘은 개원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입지 선정 기준을 정리해 드릴게요.
좋은 입지의 조건, 무조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아니에요
많은 원장님들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좋은 입지라고 생각해요.
틀린 말은 아니에요. 그런데 유동인구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입지는 아니에요.
병원에 맞는 유동인구가 있어야 해요.
피부과는 20대에서 40대 여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맞아요. 소아과는 영유아 가정이 많은 아파트 단지 상권이 맞아요. 정형외과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 맞아요. 치과는 직장인이 많은 오피스 상권이나 주거 밀집 지역이 맞아요.
내 진료과 주 타깃 환자가 많이 모이는 곳이 좋은 입지예요.
입지 선정 전에 확인해야 할 5가지
1. 반경 500m 경쟁 병원 수를 파악해요
같은 진료과 병원이 몇 개나 있는지 확인해요.
경쟁 병원이 아예 없으면 좋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 않아요. 경쟁 병원이 없다는 건 그 지역에 수요 자체가 없을 수 있어요.
반대로 경쟁 병원이 너무 많으면 파이를 나눠야 해요.
적절한 경쟁 수준은 진료과마다 달라요. 내과는 반경 500m에 2개에서 3개가 있어도 괜찮아요. 피부과나 성형외과는 같은 건물이나 바로 옆에 경쟁 병원이 있으면 어렵습니다.
2. 인구 구성을 파악해요
그 지역에 어떤 연령대가 얼마나 사는지 확인해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서 지역별 연령대 구성을 확인할 수 있어요. 내 주 타깃 연령대가 얼마나 되는지 직접 확인해보세요.
신도시나 새 아파트 단지는 젊은 세대가 많아요. 피부과, 소아과, 산부인과에 유리해요. 구도심은 중장년층이 많아요. 내과, 정형외과에 유리해요.
3. 건물 접근성을 확인해요
환자가 찾아오기 쉬운 곳이어야 해요.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도보 5분 이내인지 확인해요. 주차 공간이 충분한지 확인해요.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인지 확인해요. 간판이 밖에서 잘 보이는지 확인해요.
특히 주차는 중요해요. 주차가 불편하면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가버려요. 주변에 무료 주차 공간이 있거나 건물 주차장이 넉넉한 곳을 선택하세요.
4. 상권 성장성을 파악해요
지금 상권이 성장하고 있는지 쇠퇴하고 있는지 확인해요.
신규 아파트 입주 예정, 대형 쇼핑몰 입점 예정, 지하철 노선 신설 예정 같은 호재가 있는 상권은 앞으로 유동인구가 늘어나요.
반대로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거나 공실이 늘어나고 있는 상권은 피하는 게 좋아요.
지역 부동산 중개인에게 물어보면 상권 분위기를 잘 알 수 있어요.
5. 건물 내 업종 구성을 확인해요
같은 건물에 어떤 업종이 들어와 있는지 확인해요.
약국이 같은 건물이나 바로 옆에 있으면 환자 동선에서 유리해요. 건강기능식품, 헬스장, 요가원 같은 건강 관련 업종이 함께 있으면 주 타깃 고객층이 같아서 시너지가 생겨요.
반대로 주점, 노래방, 게임방 같은 유흥 업종이 많은 건물은 병원 이미지에 맞지 않아요.
진료과별 최적 입지 유형
진료과마다 맞는 입지 유형이 달라요.
내과·가정의학과
주거 밀집 지역이 가장 좋아요. 아파트 단지 상가나 주거 상권 1층이 이상적이에요. 환자들이 걸어서 올 수 있는 생활권 안에 있어야 해요.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 진료과예요.
정형외과·재활의학과
중장년층 인구가 많은 주거 지역이 맞아요. 물리치료 장비가 많아서 넓은 공간이 필요해요. 주차가 편리한 곳이 중요해요. 대형 병원 근처는 피하는 게 좋아요.
피부과·성형외과
20대에서 40대 여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어야 해요. 강남, 홍대, 신촌 같은 트렌디한 상권이 맞아요. 지방이라면 해당 지역 번화가 중심부가 좋아요. 건물 외관과 인테리어가 잘 보이는 위치가 중요해요.
치과
직장인이 많은 오피스 상권이나 주거 밀집 지역 모두 가능해요.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이어야 해요. 2층에서 4층 사이가 임대료와 접근성 균형이 좋아요.
소아과
영유아 가정이 많은 신도시 아파트 단지 상권이 최적이에요.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오기 편한 1층이나 엘리베이터가 넓은 건물이 좋아요. 어린이집, 유치원 근처도 좋아요.
직접 현장 조사하는 방법
후보 입지를 골랐다면 직접 발로 뛰어야 해요.
평일 오전, 평일 저녁, 주말 낮 세 번에 걸쳐 현장을 방문하세요. 유동인구가 어떻게 다른지 직접 확인해요.
주변 카페나 편의점에서 30분 정도 앉아있으면서 어떤 연령대가 지나다니는지 관찰해요.
주변 병원에 환자인 척 방문해서 대기실 분위기와 환자 구성을 파악하는 방법도 있어요.
부동산에 들러서 최근 공실 현황과 임대료 추이를 물어보세요. 1년 사이 임대료가 올랐다면 상권이 살아있다는 신호예요.
입지보다 더 중요한 것
좋은 입지를 찾는 것만큼 나쁜 입지를 피하는 것도 중요해요.
경쟁 병원이 이미 강하게 자리잡은 곳, 유동인구는 많지만 내 타깃 환자층이 없는 곳, 접근성이 나쁜 곳, 상권이 쇠퇴하고 있는 곳. 이런 곳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버티기 힘들어요.
입지는 한 번 결정하면 바꾸기 어려워요. 계약 전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꼼꼼하게 따져보세요.
마치며
개원 성공의 절반은 입지에서 결정돼요.
좋은 입지는 마케팅을 덜 해도 환자가 와요. 나쁜 입지는 아무리 마케팅을 해도 한계가 있어요.
내 진료과 타깃 환자가 많은 곳, 접근성이 좋은 곳, 상권이 성장하는 곳.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입지를 고르세요.
발품을 파는 만큼 좋은 입지를 찾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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